성만찬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75문 :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이루신 단번의 제사와 그의 모든 공효에 당신이 참여함을 성찬에서 어떻게 깨닫고 확신합니까?
답 : 그리스도께서는 나와 모든 성도에게 그를 기념하여 이 뗀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시라고 명령하시고 또한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첫째, 주님의 떡이 나를 위해 떼어지고 잔이 나에게 분배되는 것을 내 눈으로 보는 것처럼 확실히, 그의 몸은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드려지고 찢기셨으며 그의 피도 나를 위해 쏟으셨습니다. 둘째, 그리스도의 살과 피의 확실한 표로서 주님의 떡과 잔을 내가 목사의 손에서 받아 입으로 맛보는 것처럼 확실히, 주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의 몸과 흘리신 피로써 나의 영혼을 친히 영생에 이르도록 먹이시고 마시우실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단번에 이루신 제사는 단번에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죄를 완전히 없이 하신 희생 제사였습니다. 성찬에 참여하여 그 모든 공로를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이유가 나의 죄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시고 구원하시기 위함이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성찬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사람만이 성만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세례를 받아야 합니다. 아무리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나 때문이라고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다고 하여도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성찬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성만찬 뿐만 아니라 특정 공동체에서 행해지는 의식은 공동체 구성원이 아니면 참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개신교인들에게 영성체를 분배하지 않는 이유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성만찬에 참여한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새 생명을 얻은 이후에 생명에 자라가는데 필요한 양식을 먹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성만찬을 신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하는가의 문제는 교파마다 다르지만, 칼뱅주의의 입장인 영적 임재설의 관점에서 보면 성만찬의 떡과 포도주는 단순한 상징 ? 기억나게 하는 것 ? 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영혼에 유익을 주는 음식과 음료입니다.
76문 :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몸을 먹고 그의 흘리신 피를 마신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답 : 그것은 믿는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모든 고난과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로써 죄사함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며, 나아가서 그리스도 안에 또한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에 더욱더 연합됨을 의미합니다. 비록 그리스도는 하늘에 계시고 우리는 땅에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의 살 중의 살이요 그의 뼈 중의 뼈이며 마치 우리 몸의 지체들이 한 영혼에 의해 살고 다스림을 받는 것처럼, 우리도 한 성령에 의해서 영원히 살고 다스림을 받습니다.
성만찬의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신다는 것은 믿는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모든 고난과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써 죄사함과 영원한 생명을 얻었음을 확증하는 의식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떡과 포도주를 마심으로써 성령 하나님을 통해서 성자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의식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형제자매임을 확인하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 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하며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피와 살을 주신 것처럼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피가 되어주고 살이 되어주겠다는 맹세의 의식이기도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고 세례를 받은 사람이 성만찬에 참여할 때, 성만찬의 떡이 찢어지고 떼어지는 것과 성만찬의 포도주가 흐르는 것을 눈으로 보고, 떡과 포도주를 입으로 맛보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살이 찢기고 피가 흐르는 것을 머리로 떠올리게 됩니다. 단순히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의 감각으로 성만찬의 떡과 포도주에 참여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그리스도와 하나가 됩니다. 인문학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초시간적 동일성’이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모든 제의(ritual)는 초시간적 동일성을 재현하는 의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