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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의 기억, 약속된 미래
(신 8:11-20)




 우리에게는 잊어버려도 괜찮을 일들이나 또 잊어버려야 좋을 일들이 종종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본문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머지않아 가나안으로 들어가게 될 시점에서 모세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의 고민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서 지나간 역사를 잊고 하나님을 잊어버린 백성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신명기 말씀을 전하면서 자주 ‘잊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늘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들이나 지극한 관심사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복잡한 생각을 품고 살면서 정작 하나님은 잊어버리고 살 때도 있고 어느 순간 생각해 보면 하나님 없는 삶을 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마음이 깊이 병들고 영혼이 고통을 당하고 있을 때입니다.

 1. 왜 기억하라고 하시는가?
 성경은 수없이 우리에게 기억하라고 명령하시며 많은 절기들을 제정하시고 지키게 하셨습니다. 해마다 첫 달인 아빕 월이 되면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키게 하시므로 애굽에서의 학대와 그 모진 역사에서 그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하십니다. 과거 조상들이 광야에서 장막 생활을 하며 뜨거운 태양과 모래사막에서 먹을 것, 마실 것이 없는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지키시고 인도하셨음을 기억하면서 장막절을 지키라고 하십니다. 요단강을 건널 때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강바닥에서 12지파의 대표들이 12개의 돌을 가지고 와서 기념비를 만들도록 하셨습니다.(수 4장)
 과거 역사의 기억은 왜 이토록 중요한 것입니까? 역사는 일반적으로 보면 지나간 일의 기록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역사 안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흔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이 없다’라는 말을 합니다. 역사를 통해 교훈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면 그 누구에게도 미래가 없고 희망 부재의 삶을 살게 됩니다. 왜냐하면 역사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 안에 자유, 평화, 번영 등으로 가는 원리가 완벽하게 계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간다고 해서 그날부터 완전한 낙원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땅에서 정착하여 살고 있는 여러 부족들과 생존을 건 투쟁을 해야 합니다. 400년간 살던 애굽과는 또 다른 문명의 도전도 받아야 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쟁과 문화적 갈등과 종교적 대립의 심각한 과정도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에게 ‘여호와를 잊지 말라’고 간절하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장 기독교적이 되고, 가장 십자가 정신에 가깝게 되고, 가장 예수님 닮은 사람이 되고, 가장 능력 있는 삶을 사는 길은 ‘여호와를 잊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 말씀을 따라 집요하고 철저한 신앙에 바로 서는 것입니다.

 2. 교만하지 않아야
 그들이 가나안에 들어간 후 찾아올 수 있는 가장 큰 시험은 교만의 함정에 빠지는 것입니다. 그들이 빠지게 될 교만은 ‘우리는 이 험난한 광야를 극복하고 가나안에 들어온 위대한 민족이다’라고 자찬하는 것입니다. 이런 교만한 생각은 필연적으로 방만하고 나태한 삶의 자세로 이어져 더 큰 실패로 연결됩니다. “네가 먹어서 배부르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거주하게 되며 또 네 소와 양이 번성하며 네 은금이 증식되며 네 소유가 다 풍부하게 될 때에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12-14절). 모든 것이 형통하고 넉넉하여 자신의 능력에 만족함을 느끼게 될 때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교만에 빠지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하라는 말씀입니다. 가나안에 정착하고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넉넉해지면 자기들의 능력으로 이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스스로 뿌듯하게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17-18절) 하나님께서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기 때문에 재물을 소유하게 되었고, 그런 재물 얻는 능력을 주신 것도 그들이 잘 해서 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찍 그 조상들에게 ‘네 후손들에게 복을 주겠다’고 약속하신 그 약속을 지키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오직 은혜일 뿐입니다.
 교만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우리 민족 전체, 특히 한국교회 전체가 명심해야 할 사항입니다. 해방 후 전쟁을 거치면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난의 상징이었습니다. 당시 전 세계 대부분의 구호단체 홍보물에 단골로 등장하는 사진이 한국의 전쟁고아 사진이었습니다. 한국은 가난했고 세계의 걱정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세계 굴지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나라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에 중요한 지원국이 되었습니다. 너무 큰 은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교만입니다. 가졌다고 교만하고 마치 우리 능력으로 다 이룬 것처럼 처세합니다. 그때를 생각하며 이 모든 발전이 하나님께서 재물 얻을 능력을 주심 때문이요, 그 은혜를 주심도 우리 헌신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의 자비하신 은총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배부르고 모든 것이 풍부하게 될 때에 결코 교만하지 말고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하십니다.

 3. 하나님만 섬기라
 하나님을 잊지 않고 사는 사람은 결코 우상숭배에 빠지거나 하나님 말씀에서 벗어난 삶을 살지 않습니다.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라 그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내가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너희가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19절), 우리는 이 말씀을 하나님께서 주시는 강압적인 명령으로 받지 말고 우리를 향하신 극진한 사랑의 호소로 들어야 합니다. 동시에 가나안에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행복하게 살 길을 하나님 말씀 안에 두셨기 때문에 그 말씀 청종하는 것이 유일한 행복의 길임을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신 10:13). 다른 길은 이미 실패로 끝나도록 되어있는 길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멸망이 예정된 그릇된 길로 가지 말 것을 간절히 호소하십니다. 동시에 이것은 하나님 백성의 소명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하나님 백성 삼으시고 특별한 사랑과 수많은 기적으로 돌보신 것은 그들에게 처음부터 주신 소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에는 모든 민족의 구원을 위한 선교적 소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도리어 유혹을 받아 우상숭배자가 되면 이것은 그들을 선택하신 하나님의 근본 목적에서 벗어나는 것이요 그들이 하나님 백성의 신분과 지위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면 그 땅의 토속신앙들의 유혹 앞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이 시험을 극복해야 할 것을 말씀하시면서 어떤 유혹 앞에서도 하나님만 섬기는 이 믿음에서 물러서지 말 것을 명령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 은혜와 사랑에 감사하면서 오늘을 은혜에 대한 응답으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은혜를 기억할 때 하나님은 우리 미래를 약속하십니다. 은혜를 기억하심으로 약속된 미래를 얻으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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