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유대인 지도자 니고데모가 예수님을 찾아와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이 대화를 시작으로 니고데모는 주님과 열린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훗날 십자가 사건 후 아리마대 요셉과 함께 또다시 등장합니다. 그의 일생에 나타난 변화를 살펴보면서 바른 생각과 바른 사고가 가져온 거룩한 변화의 모습을 보고 느끼며 우리도 아리마대를 닮아가는 삶을 살 수 있기 바랍니 다.
1. 바르게 생각하라
니고데모는 예수님을 살펴보고 그 분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임을 확신했습니다. 이때는 아직 예수님의 사역 초기로 예수님의 활동과 가르치심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전이었습니다. 니고데모는 요 2:13 이하에 기록된 소위 성전 청결 사건을 목도하며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깊이 생각한 끝에 어두운 밤에 홀로 주님을 찾아갔습니다. 다른 유대인 지도자들은 “예수가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가” 라고 주님에 게 저항하며 크게 적대감을 표출했습니다. 그러나 니고데모는 성전에서 소와 양을 팔고 돈을 바꾸면서 폭리를 취하는 이 일이 과연 정당한가, 그리고 이에 대해 예수님을 비판하고 도전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등을 두고 깊이 생각한 결과 예수님의 말씀이 옳다고 판단하고 밤중에 주님을 찾아간 것입 니다. 그는 정치인들의 선동이나 백성들의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진실에 기초하여 냉정 하게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사람의 생각과 사고는 이성과 양심과 신념이 함께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결론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생각 은 이 세가지의 밑바탕에 성령의 감동이 더해 져야 합니다. 이성도 양심도 신념도 모두 성령의 다스림 하에 있어야 합 니다. 그래서 다윗은 시 51:10에서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 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는 분이십니다.(빌 4:7)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항상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도록 기도하면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진리 편에 서는 일이 가능하게 됩니다. 우리는 합리적이며 정직하게 판단하도록 늘 생각의 공정성을 유지해야합니다. 이 해관계에 얽히거나 세속적 가치를 판단의 중심으로 삼거나 감정의 격랑에 휩쓸리면 바른 판단을 할 수 없게 됩니다.
2. 영적으로 생각하라
자기 생각의 결론을 밝힌 니고데모에게 주님은 칭찬하시거나 찬성 하시는 대신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 라"(3절)고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을 알아듣지 못한 니고데모가 다시 묻습니다.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사옵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사옵나이까”(4절). 주님은 그에게 더 어려운 말씀으로 대답하셨습니다.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5절) 그리고 결론으로 “육으로 난 것은 육이 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6절). 사람이 모태에 다시 들어가 태어날 수 도 없지만 설혹 그렇게 다시 태어난다 하여도 그 육신으로는 하나님 나라가 보이지도 않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도 없다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8절에서 성령으로 거듭남을 바람에 비유하여 설명하셨습니 다. 바람의 근원은 알기 어렵고 바람이 가는 곳도 모르지만 바람은 소리와 흔들리는 표적을 남깁니다. 이처럼 성령의 역사도 인간 오감으로는 분별이 어렵지만 그 역사하심의 결과들은 남습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 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요 1:12-13) 육신적으로 나지 않고 하나님께로 난 사람, 즉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은 성령께서 역사하신 표면적 결과, 곧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 이름을 믿는 자들이 됩니다. 예수 믿는 믿음을 가져야 하나님의 자녀,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의 증명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아무리 종교적으로 철저한 삶을 살고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생각을 해도 예수 믿는 믿음 안에 거하지 않으면 그는 영적인 사람이 아니며 그런 사람은 하나님 나라를 볼 수도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합리적이 고 양심적으로 생각하고 사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사고방식이어야 한다면 두 번째 사고방식은 영적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생각 하는 것은 반지성적으로 생각하거나 신비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믿고 구원 받은 사람이 그 믿음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3. 성숙하게 생각하라
이날 예수님을 만나 영적 세계에 눈뜬 니 고데모는 그 후에 성경에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른 제자들처럼 열정적인 모습으로 주님 을 따르는 사람이 된 것 같지도 않고 예수님을 다시 찾아왔다는 기록도 없습니다. 그러다가 요 7:45 이하에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의 지도부가 예수님을 체포하는 일로 내부적으로 격론을 벌였는데 이때 니고데모가 등장하여 이 일에 이의를 제기합니다.(요 7:50-51) 그는 자기 위치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예수님께 유익하며 어떤 시기에 나타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인지를 깊이 생각했고 이 절대 위기의 순간에 자기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그리고 니고데모가 마지막으로 성경에 나타난 것은 요 19:39 입니다. "일찍이 예수께 밤에 찾아왔던 니고데모도 몰약과 침향 섞은 것 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온지라", 이때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을 장례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예수님의 마지막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으며 공개적으로 제자의 행보를 하였습니다. 성숙한 사람의 생각은 자기의 책임을 수행하는 일에 매우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논리에 밝고 바르게 말하고 논쟁을 아무리 잘 해도 자기희생을 각오 한 헌신으로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이는 성숙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엡 4:15) 주님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수준에 이르도록 성숙해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신앙인은 그 생각이 자라가고 성숙해져야 합니다. 거듭난 사람은 언제나 진실과 양심을 따라 바르게 판단합니다. 더 나아가 그런 사람은 영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데 오직 구원 받은 사람의 신앙으로 예수 중심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더 성숙한 신앙인의 생각은 모든 사람을 품고 그들을 사랑하기 위한 자기 책임에 매우 민감하고 성실합니다. 우리 모두 생각과 마음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면서 주변에 그리스도의 사랑의 향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