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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서 앞에 놓인 홍해
장윤기 안수집사(청년부 부장) 홍해작전은 다른 교회에는 없는 서울교회의 가장 큰 행사입니다. 어쩌면 기독교 최대 명절인 부활절과 성탄절보다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시작하기 몇 달 전부터 조직이 구성되고 30년 넘게 이어오는 행사임에도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고, 신중을 기하고 “동원”과 “강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행사를 진행합니다. 아마도 우리 교회의 중요한 설립 목표와 이념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1991년 11월 서울교회 창립 전,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 묻기 위해 40일간 기도한 것이 사명자대회이고, 6개월 후 초심을 잃어버리고 장애물을 만나 포기하려고 할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홍해작전입니다. 당시 유모차와 포대기를 동원하고 자는 어린이는 업고 큰 애들은 다그치며 교회로 나옵니다. 학생들이 홍해작전에 나오는 동기는 8층에서 제공하는 컵라면을 먹기 위함이고, 엄마 몰래 한 개 더 먹기 위해 교회학교 선생님 옆에 붙어서 선생님 것도 먹었습니다. 그래서 교회학교에서 인기 있는 선생님은 다름 아닌 홍해작전에 출석하는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랬던 홍해작전도 변해갑니다. 20일에서 17일로 줄고, 다시 특별새벽기도 기간이 생기고, 교회에 가득하던 유모차와 포대기는 사라졌고 8층에서 제공하는 컵라면이 새벽기도 출석의 동기가 되어주지 못합니다. 교육부서에게도 홍해작전은 건너기 어려운 홍해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홍해를 건널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답이 없어 보입니다. 세상의 흐름이라 생각하면 쉽고, 학원에 가야하니 새벽기도를 못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위안이 됩니다. 그러다 이번 홍해작전 때 크게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는 않는다.”“않는다.” 입니다. 홍해작전 행사를 자유롭게 진행하도록 각 부서에 맡겼습니다. 순례자에 하는 교육부서 사생대회 광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서에 맞게, 학생들 상황에 맞게 행사하라고 했습니다. 4행시, 그림그리기, 캘리그래피를 하지만 틀에 박힌 양식을 배부하지 않았습니다. 시대에 맞게 SNS 관련 컨텐츠를 응용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러자 유아부에서 7층 복도에 갈라진 홍해 조형물을 설치합니다. 7층에 있는 어린이들은 갈라진 홍해를 자연스럽게 지나쳐 가나안 땅인 예배당으로 걸어갑니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홍해를 건넜습니다.

  유치부는 홍해작전 4행시가 아닌 홍해작전 주제를 가지고 협동해서 작품을 만듭니다. 작품을 통해 홍해작전의 의미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각자 따로 그린 그림을 합쳐서 멋진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유년부는 동영상 쇼츠 (1분 미만의 짧은 동영상)로 홍해작전 사행시를 춤으로 표현합니다.

  어린이 티를 벗은 학생들의 그림그리기는 종이와 크레파스가 아닌 아이패드에 애플펜슬로 그림을 그려 이미지 파일로 제출합니다. 그리고 4행시를 동영상 기술을 이용해 쇼츠 형태로 만듭니다.
 30년 전에 배운 지식을 가지고 20년 전의 경험으로 통제하고 가르치려고 하면 교육부서 앞에 놓인 홍해는 갈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유롭게 그리고 “모든 것이 가하다”고 했을 때 어른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결과들이 나타납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교회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각 교육부서의 교역자들과 선생님들에게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으면 매주 사명자의 마음을 가지고 홍해를 건널 것입니다.

장윤기 안수집사 (청년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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