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큰아이가 재수하던 해 수능 40일 전쯤 감기가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아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이틀 동안 검사 후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시켰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고열과 급성 패혈증의 원인을 찾을 수 없어 치료 방법이 없다면서 회의만 계속할 뿐 저는 응급실 침대에서 기다리기만 해야 했습니다. 응급실 침대에서 가족의 통곡 소리를 들으며 생사의 갈림길 최전선에 놓여 있음을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이 제 아내에게 “환자가 힘든 상태로 사망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듣고 아내는 친척 어른과 형제자매에게 통보하고, 또한 서울교회 교구 담당 목사님께 긴급기도 요청을 했고, 저는 중환자실에서 모든 신체 기능을 잃고 오로지 청력만 살아있는, 시체와 다름없는 상태에서 잠도 못 자고 사경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죽음의 문턱 앞에서는 오직 하나님과 나만 남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만 매달리며 살려달라고 마음속으로 부르짖는 애절한 기도를 드릴 뿐이었습니다.
“하나님! 50평생을 하나님을 제일 사랑하며 살아온 당신의 아들 우택이가 아닙니까? 이제야 제 삶의 모든 일에 하나님이 함께해 주셨음을 뒤늦게 깨닫고 하나님 은혜에 감사합니다. 이번 또한 하나님께서 사망의 늪에서 건져 구해주시고 살려주실 줄 믿습니다. 제가 하나님과 약속하고 세상에서 못한 일들이 너무 많지 않나요? 주님을 위해 할 일이 너무너무 많이 남아 있잖아요. 온몸이 찢어지는 듯 아픕니다. 통증을 견뎌내기 너무 힘들어요. 주님 보여주세요. 들려주세요. 낫게 해주세요.” 밤낮없이 절박하고 간절하게 애통하며 하나님께 부르짖던 중 어느 날 깜깜하던 제 눈앞에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찬란한 광명의 신세계가 끝없이 펼쳐졌습니다.
그날 이후부터 제 몸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2주일 후 퇴원하고 2달 만에 교회와 직장을 다시 나가게 되었습니다. 퇴원할 때 담당 의사 선생님은 현대의학으로는 치료 방법이 없어 약도 못 썼는데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고, 저는 즉시 하나님 은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후로 저는 시시때때로 기회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주저함 없이 “하나님이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니 예수 믿고 천국 가자”고 전도 합니다. 4대째 믿음의 가정에서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고 기독학생회장을 역임해 신앙의 벗들로부터는 성골이란 말을 듣고 자랐지만, 부끄럽게도 마음 한쪽 구석에는 의구심이 있어서 자신감 있게 전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회개하고, 확신을 가지고 감사함으로 기쁘게 전도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 순례자의 길에 크고 작은 홍해가 없는 분이 어디 있을까요? 믿음의 형제자매가 함께 힘 모아 기도로 간구할 때, 주님은 저와 같은 사람의 병도 고쳐주시고 죽어가는 저의 생명도 살려 주셨습니다. “내가 가서 고쳐 주리라”라는 주제로 2023년 홍해작전이 어느덧 2주 차에 들어갑니다.
매일 아침 이불의 무게에 눌려 늦게까지 자지 말고, 용감하게 털고 일어납시다. 잠에서 깨어 아내의 손을 잡고 자녀를 안고 업고 다락방 식구들과 손에 손을 잡고, 새벽을 깨우며 서울교회 예배당으로 한숨에 달려갑시다. 우리가 홍해 앞까지 나아가서 모두 함께 힘과 마음과 정성 다해 주님께 매달려 말씀 받고, 찬송하고, 기도할 때, 주님은 나의 홍해·가족의 홍해·교회의 홍해·나라의 홍해를 마른 땅같이 갈라 주시고, 주님의 품에 안고 건네주실 줄 믿습니다.
"이르시되 내가 가서 고쳐주리라"(마 8:7) 아멘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