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굽에서 노예생활의 고통을 당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을 꿈꾸며 처음에는 애굽 사람만 안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애굽을 떠나니 홍해가 그들 앞을 가로막았고, 이 바다만 건너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는데 홍해를 건넌 감격과 기쁜 찬송의 메아리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마실 물이 없다고 이우성치는 백성들의 원망소리로 광야가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물 문제 해결되니 양식 문제가 생기고, 양식이 해결되니 다른 민족들과 전쟁이 생기고, 내분이 생기고, 도덕적 타락이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파도처럼 문제들이 밀어 닥칠 때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한 것은 모세의 기도였습니다. 홍해 앞에서도, 마라에서도, 르비딤에서도, 시내 산기슭에서도 모세는 늘 하나님께 마음을 토설하며 기도할 뿐이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무겁고, 내게 주어진 인생의 짐이 무겁게 여겨지면 그때는 기도할 때입니다. 기도하면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기도도 때가 중요합니다. 기도의 시기를 놓치면 위기 극복의 기회도 사라지게 됩니다. BC 600년경부터 시작된 바벨론의 침공으로 유다 왕국이 몰락의 위기에 처했을 때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는 하나님 앞에서 정말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눈물의 기도도 나라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때가 너무 늦었기 때문입니다. 기도도 때가 있고, 우리는 그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본문은 히스기야 왕의 시대에 발생한 앗수르 군대의 예루살렘 침공 사건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BC 701년에 앗수르의 산헤립 왕이 보낸 군대 18만 오천 명의 대군이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능욕하고 조롱하며 항복을 종용했습니다. 백약이 무효하고 모든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때 히스기야 왕과 이사야 선지자는 옷을 찢으며 티끌을 뒤집어쓰고 통절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환난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기도해야 할 때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은 시험을 이기고 하나님의 능력 가운데 일어서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이 기도해야 할 때임을 기억하고 마음의 다짐을 새롭게 해야겠습니다.
1. 앗수르의 침공과 히스기야의 기도
BC 701 앗수르의 산헤립 왕이 보낸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했습니다. 앗수르는 중동지역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이집트를 견제해야 했고, 이집트의 세력이 북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그 중간에 위치한 유다 왕국의 협력이 절실했는데 유다 왕국은 전통적으로 항상 친 이집트 정책을 펴고 있었습니다. 이집트와 유다 왕국이 밀월관계를 유지하면 앗수르는 군사, 통상, 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곤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변국 모두를 점령한 앗수르가 마지막으로 유다 왕국 정복을 위해 예루살렘을 포위한 것입니다. 히스기야 왕은 비상한 각오로 대처했습니다.(대하 32:3) 군사적 대비책을 세웠고 물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또 백성들을 위로하며 안심시켰고,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이 무위로 돌아갔고 위기는 점차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모든 시도가 실패로 끝나고 예루살렘이 위기와 절망의 벼랑 끝에 서게 되었을 때 히스기야와 이사야가 선택한 마지막 방법이 기도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방법이 무너질 때, 그때는 기도할 때입니다. 히스기야와 이사야는 하나님께 절규하며 기도했고,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유다 군대는 크게 승리하고 모두 찬송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2. 하나님의 응답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분이십니다. 특히 위기 중에 부르짖는 기도에 속히 응답하십니다. 기가 막힌 위기 상황에서 히스기야 왕과 이사야 선지자는 말 그대로 하늘을 향하여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어 천사를 보내셔서 앗수르 군의 모든 큰 용사와 대장과 지휘관들을 진멸하시고 히스기야와 예루살렘 주민을 구해주셨습니다.(22절)
기도는 이런 구체적인 응답을 불러옵니다. 그 후에도 히스기야는 자신이 중병으로 죽게 되었을 때 낯을 벽으로 향하여 기도하여 15년간의 생명 연장의 복을 누렸습니다. 이렇게 부르짖어 기도할 때 하나님의 관심이 집중되고 하나님의 시선이 우리에게 향하십니다. 때문에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실지를 예단하지 말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역사하심을 믿고 기대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 121:1-2) 오직 하나님만 우리를 돕는 분이시며 능력이시며 사랑이십니다. 권력도 사라지고 부와 명예도 녹슬고 세상의 모든 것이 분토처럼 될 때가 오지만 오직 하나님은 영원하시고 진실하시며 전능하십니다.
개인의 평화도, 나라의 번영도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응답이며 선물입니다. 기도하면 하나님이 역사하십니다. 다른 사람이나 세상의 악함을 핑계하지 말고 누구를 원망하지도 저주하지도 말고 우리는 기도부터 해야 하겠습니다. 분명한 길이 있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3. 기도 후의 큰 은혜
히스기야는 집권 이후 최대의 국가적 위기를 백성의 한 사람의 희생이나 군사 한 사람의 피 흘림 없이 극복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당시를 이렇게 말씀합니다. “여호와의 사자가 나가서 앗수르 진중에서 십팔만 오천인을 쳤으므로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본즉 시체뿐이라”(사 37:36) 히스기야를 비롯한 모든 유다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전쟁 없는 승리에 감격하고 감사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전쟁을 부추기는 세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무슨 문제든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히스기야를 칭찬하시고 축복하시는 것은 그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평화로 나라를 지킨 히스기야에게 하나님은 이후에도 큰 은혜를 베푸십니다.(23, 27절)
우리 앞에 위기와 도전은 언제나 있습니다. 그리고 극복의 길도 주님 안에 언제나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엡 6:12)고 말씀합니다. 악의 영들을 상대하는 우리를 위해 주님은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함께 기도합시다. 그리하여 모든 악의 세력을 이기고 가정과 교회를 지키고 하나님의 평화를 만듭시다. 기도로 이긴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존귀와 영광과 형통을 선물하실 것을 믿습니다.
호국보훈의 달 6월, 나라와 민족과 교회와 가정을 위해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하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