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서울교회
교회소식
설교영상
예배시간
오시는길
주보/순례자
 
> 교회소식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눅 5:1-11


 ‘기독교는 무엇을 믿는가?’라는 질문 앞에 우리는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습니까? 기독교는 깊고, 방대하고, 신비로워서 그 어떤 말로도 이 질문에 답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교단의 큰 어른이셨던 고 방지일 목사님의 100세가 되시던 해 설날에 세배를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목사님의 기도제목이 무엇인지를 여쭈었습니다. 목사님은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하나님 사랑 더 많이 알기 원하는 것이지’라고 하시며 ‘예수 더 알기 원하네 크고도 넓은 은혜와 대속해 주신 사랑을 간절히 알기 원하네...’라는 찬송 한 소절을 조용히 불러주셨습니다. 평생을 수도자처럼 사신 100세의 노 목사님이 ‘예수 더 알기 원하는 것’이 여생의 기도제목이라면 우리가 예수님에 대해 아는 것은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뿐입니다. 우리는 몇 줄 안 되는 지식으로 신앙의 모든 것을 통달한 것 같은 허세와 교만을 버리고 진지한 구도적 자세를 일생 견지해야 하겠습니다.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그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엡 3:18-19). 평생을 통해 하나님 사랑을 더 깊이 깨달아가는 것이 간절했던 바울의 기도 입니다. 신앙생활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는 겸손과 아직도 자신이 미완의 존재임을 깨닫는 자각과 더 성숙한 깊은 믿음을 지향하는 성실성이 항상 담보되어야 합니다.(고전 10:12, 고후 13:5) 이런 신앙여정의 출발점은 자신이 죄인임을 자각하고 스스로 죄인임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죄인 됨의 발견이 구원으로 향하는 영적 순례의 첫 단계입니다.

 1. 예수님을 만나다
 갈릴리 호수의 평범한 어부로 살아가던 베드로는 어느 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이 젊은 예수는 게네사렛 호수, 즉 갈릴리 호숫가에서 몰려든 무리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모인 사람들의 수가 늘어가자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의 배를 타시고 육지에서 조금 떼기를 청하신 후 그의 배 위에서 무리들을 향해 하나님 말씀을 가르치셨습니다.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던지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깊은 곳에 그물을 던졌던 베드로는 잡힌 고기가 너무 많아 친구의 배를 불러서 잡은 고기를 두 배가 가득 차게 실었습니다.(4-6절) 그리고 배 안에서 예수님 무릎 아래 엎드려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베드로는 왜 갑자기 자신이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까요? 파스칼은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 ‘베드로의 순종은 자기 이성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이었다.’고 했습니다.
 처음 주님께서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하셨을 때 그는 예수님을 ‘선생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그물이 찢어지도록 고기를 잡은 이후에는 예수님을 ‘주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적적인 고기잡이를 통해 예수님에 대한 그의 인식에 중요한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9절에는 모든 사람이 놀랐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초자연적 신성에 압도되면서 그분을 하나님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이 첫 만남을 통해 예수님의 하나님이심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거룩하신 분의 위엄 앞에 그냥 서 있을 수가 없어서 격하게 전율하면서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어떤 존재인가를 여러 가지 말로 정의합니다만 성경은 인간을 신학적 존재(Homo Theologicus)라고 말씀합니다. 인간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셨고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세상에 와서 하나님 은혜 가운데 일생을 살다가 세상 떠나면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모든 것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인간의 이해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아는 사람이 자기를 알게 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알아보는 순간 자기를 보는 눈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절로 무릎 꿇고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2. 죄인에서 제자로
 주님께서는 진솔하게 고백하는 베드로에게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고 하십니다.(10절) 죄인 베드로를 제자로 부르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장면에서 자기는 죄인이어서 주님 앞에 서 있을 수도 없다며 부끄러워했던 갈릴리 시골 마을의 어부 베드로를 예수님의 위대한 제자로 부르시는 놀랍고도 신비한 광경을 보게 됩니다. 물론 베드로는 그 후 실수와 변절 그리고 영적 침체와 회복을 거치면서 성장해 갔습니다.
 주님을 만나 동행했던 3년 동안 베드로는 중요한 고백 세 가지를 했습니다. 첫 번째가 "주여 나는 죄인입니다"(8절), 두 번째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 세 번째는 요 21:15이하에서 세 번 반복한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첫 번째는 자기 인식이며, 두 번째는 예수님을 바로 아는 인식이고, 세 번째는 자기 사명의 인식입니다. 예수님을 참으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자기를 알고 주님을 알며 사명을 깨닫게 되어 거침없는 인생길을 걷고 온 생애를 그리스도를 위해 바치는 순교적 삶을 살게 됩니다.

 3. 모든 것을 버려 두고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 형제, 그리고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는 배와 그물, 가족과 동료들을 떠나 예수님을 따라나섰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리스도의 참 가치를 인식하므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겁니다. 예수 한 분을 바르게 발견하고 보니 세상 모든 것보다 더 존귀하신 이 한 분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바쳐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빌 3:7-8)
 그러나 우리는 믿음의 선조들이 배설물처럼 여기던 것들을 세상에 둘도 없는 보배로 여기면서 그것들을 끌어안고 지키고 사느라 인생의 모든 값진 순간과 에너지들을 허비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반드시 필요한 것들까지도 포기하게 하실 때가 있습니다.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좇아 사는 동안 인생의 절정의 삶을 살았고, 인류의 스승이 되었고, 하나님 나라의 기둥 같은 일꾼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마지막까지 버려야 할 것들은 물질일 수도 있고, 권리일 수도 있고, 자존심이나 명예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 주님께서는 제자의 길을 가는 우리에게 하늘의 위로와 능력으로 함께 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로 하여금 사람을 구원하는 선교적 존재로 살게 하시려고 부르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예수님의 부르심 앞에 무엇을 바쳐야 합니까? 그것은 우리가 가진 마지막 가루 한 움큼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빈약한 자들을 위하여, 어둠 속에 있는 열방의 영혼들을 위하여 우리는 베드로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간 것처럼 그러한 결단으로 예수님을 따라가야 할 것입니다.

관련 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