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 90:12), 모세의 기도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언제 이 세상을 떠날지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성경은 ‘생명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므로 하나님께서 정한 시간에 오고, 하나님께서 정한 시간에 간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에게는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살 날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홍해를 건넜습니다. 홍해를 건넜다는 것을 성경은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하나는 물을 통과했다는 의미로 세례를 받고 거듭난 사람이 되었다는 의미이고, 또 한 가지는 애굽의 속박에서 벗어났으므로 자유한 백성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날 잘못된 것에서부터 벗어나 거듭난 삶을 사는 사람이 되었고, 동시에 자유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방종이 아닌 자유로운 선택과 결정에 의해서 하나님의 나라에 기여하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홍해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세 가지를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서울교회와 서울교회 성도들을 많이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하나님 제가 살아있을 동안 한국교회가 회복되는 것을 보게 해주십시오! 하나님 북한교회를 살려주십시오!” 그러나 저에게는 서울교회를 위해서도, 한국교회를 위해서도 북한교회를 위해서도 일할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본문에서 디모데는 바울로부터 세 가지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1. 말씀을 전파하라
우리가 남은 세월을 보람 있게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명령들이 매우 엄중함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바울 역시 디모데에게 하나님의 명령을 엄중히 한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엄중한 명령에 대해서는 반드시 하나님의 엄중한 평가가 따를 것입니다.
신학교를 졸업할 즈음 지도 교수님을 모시고 식사를 대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교수님이 물으셨습니다. “앞으로 교회를 가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먼저는 교회를 잘 진단해 보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교수님께서 빙긋이 웃으시며 “자네가 교회를 진단하는 사이에 교회도 자네를 평가한다는 것을 아시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말씀이었고 평생의 교훈으로 삼게 된 말씀이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평가하고 진단하는 동안 세상도 우리를 평가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평가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하나님의 평가 앞에 옳다고 인정받기 위해 우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말씀을 전파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엄중히 받아들이는 하나님이 백성들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2. 시대를 분별하라
바울은 사람들이 옳은 이야기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자기의 욕심만 만족시켜주는 이야기에만 따라가는 날이 올 것임을 말씀하면서 제자 디모데가 살아가야 할 시대의 어려움을 설명해 줍니다.(3-4절)
바울이 살았던 시대도 험한 세월이었습니다. 그가 살아온 시간들을 간증하는 것을 보면 정말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자 디모데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이보다 훨씬 더 험할 것이므로 디모데가 그것을 잘 깨달아 정신 차리고 근신하고 잘 분별하여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하라고 권면했습니다.
저는 요즘 젊은 목사님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한편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저와 같은 세대의 목사들은 앞선 선배 목사들로부터 80년대, 90년대의 성장하고 활발한 교회를 물려받아 목회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지루함도 없이 목회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막 목회를 시작하는 후배 목사들에게는 어쩌다가 이렇게 쇠퇴해가는 교회를 물려주게 되어서 마음이 아프고 미안한 마음이 너무 큽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앞으로의 시대는 예수 믿기가 더 어려운 시대가 될 것 입니다. 세상의 모든 풍조가 하나님 말씀과는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전에는 공산당이 와서 예수 믿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했지만 앞으로는 AI가 찾아와서 위협할 때가 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후대는 이제 상상할 수도 없는 도전과 위협이 도래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깨어 기도하고 근신하고 기도할 뿐입니다.
3. 신중하고, 고난 받으며, 직무를 다 하라
신앙생활은 생각을 깊이 하고 사는 것입니다. 눈으로 보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세상에 보이는 현상대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깊은 생각 가운데 살아야 합니다.
오래전 제가 어느 교회 고등부를 지도하게 되었을 때 고등부수련회를 가려고 하는데 교회 어른들이 말리십니다. 그전 해에 수련회에서 한 고등학생이 익사 사고를 당해서 아직도 그 상처가 학생들의 마음에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사망한 고등학생은 열심히 교회 생활을 했던 학생이고, 아들을 따라서 그의 어머니가 교회를 나와 이제 막 신앙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들이 수련회에 가서 그렇게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그 가정에 심방을 갔습니다. 아직 믿음 생활이 뭔지를 잘 모르는 그 어머니는 촛불을 켜놓고, 성경책도 펴놓고 아들 사진을 앞에 놓고 울며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 예수를 믿으려면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아야 되겠네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그 어머니의 말씀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신앙생활이란 생각을 많이 하고 신중하게 사는 것입니다.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맞다 틀리다라고 말해서도 안 됩니다.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무엇인지, 이 고난을 왜 주시는지, 내 앞에 있는 혜택들이 선악과인지 생명나무 열매인지를 분간하는 신중한 생각들을 늘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남은 세월을 어떻게 살아갈까, 홍해작전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까를 생각하면서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엄중한 명령이 무엇인지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 시대를 잘 분별하여 혼란한 세상에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면서 오류 없는 믿음의 길을 걷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엄중한 명령을 끝날까지 기억하십시다! 이 시대 속에서 올곧은 믿음의 길을 걷기 위해 정진하십시다! 하나님의 뜻을 잘 헤아리는 신중한 걸음으로 전도자의 직무를 끝날까지 감당하십시다! 그리하여 홍해 건넌 사람의 용기와 담대함으로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홍해작전 마지막 날인 지난 주 찬양예배 설교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