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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때보다 행복했던 7주
 '23년 6월 10일(토), 연극부 친구들과 첫 만남을 하기 전, 작성했던 작업일지를 펴보았습니다. 일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공연을 만들고 싶다. 아이들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 아이들이 연극을 통해 자기를 잘 표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직접 참여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공연을 보러 오실 성도님들을 염두에 두며 연극을 만들자.’ 마음속으로 다짐했던 대로 시작하는 날부터 공연하는 순간까지 ‘아이들과 정말 즐겁게 놀아보자’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되뇌었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전문작가에 의해 이미 잘 쓰여진 대본과 연출님의 지시에 따라 제 역할의 연기를 하는 배우의 역할만을 해 왔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대본 작성이나, 연출의 역할은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처음 현종필 목사님과 김혜언 장로님으로부터 촌극에 대한 연락을 받고, ‘과연 내가 촌극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언젠가 나의 전공으로 하나님께 꼭 봉사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일이 착착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애당초, 주일에 1시간씩 7주, 7시간 만에 연극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몇 날 며칠 글을 쓰고 지우고, 밤을 지새우며, 무언가 우리가 함께 할 거리를 만들어서 주일 10시에 중·고등부 친구들을 만나면 맘처럼 되지 않아 또다시 집에 와서 고민하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 주님이 하세요. 주님이 쓰시고, 주님이 만드시고, 주님께서 연극부 친구들과 공연을 볼 많은 성도님들을 책임져주세요.’ 그리고, 그 기도의 응답이 한 주 한 주 지나가며 이루어지는 것을 몸소 느끼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점점 마음을 열어 주었고, 시간이 갈수록 보다 적극적으로 연극연습에 임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연기할 때가 아닌 순간에도 연습 과정을 계속 지켜보며 장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고, 자신의 대사를 직접 작성하여 가져오는 아이, 소품과 의상을 사진 찍어서 보내주는 아이, 무대에 소품으로 올라갈 간판 그림을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들어 보내주는 아이, 자신이 할 연기의 움직임을 만들어 오고, 연주할 악기를 연습한 후 늦은 밤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하였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들이 놀라웠습니다. ‘이건 정말 하나님이 하시고 계신거구나!’ 그 기적의 자리에 나도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셔, 나도 같이 그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7주 동안 분명 부담감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컸던 제 안의 기쁨과 행복, 충만함과 감사함, 그리고 사랑의 마음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 ‘촌극 만들기’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저를 바꾸시고 계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함께 한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게 해 주셨습니다.
 '연극부의 매시간 연습 때마다 시종일관 묵묵히 옆을 지켜 주시며 혹시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때면 바로바로 도움의 손길을 주셨던 손주찬 전도사님을 통해 겸손하게 이웃을 섬기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매주 연습실에 찾아오셔서 진심으로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며, 아이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챙겨주셨던 김혜언 장로님, 옥종호 부장님, 강은경 부감님을 통해 진심어린 사랑과 소리 없는 봉사의 마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친구처럼 다가와 힘을 주셨던 현종필 목사님을 통하여 배려있는 어른의 태도와 헌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18년 전이나, 지금에나 저를 보시면 변함없이 반갑게 인사해 주시는 장석남 목사님을 통해 꾸준한 사랑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13살 때부터 서울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초·중·고등부를 다니며 뛰놀았던 기억들이 교회입구에서부터 매 순간 떠오르곤 합니다. 그 후, 18년이 지났습니다. 지금, 다시 그 당시 제 나이 또래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꿈같은 시간을 저에게 허락하여 주셨습니다. 주님! 그 어떤 때보다 행복한 7주를 보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교회에서 받은 사랑으로 또 사랑을 전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아이들과 연극하고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박재현 성도 (9교구,찾아가는힐링연기, 말썽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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