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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가는 사람들


 성경에는 고향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수 있습니다. 룻기에 등장하는 나오미는 흉년 때에 고향을 떠나 모압에 정착 했지만 남편과 두 아들 모두와 사별한 후 고향 베들레헴으로 복귀했습니다. 객지에서의 고통을 안고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온 고향이었지만 나오미는 고향 사람들의 돌봄으로 가정을 재건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바울과 동역한 바나바는 후덕했고 헌신적이었으며 탁월한 지도력으로 초기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를 섬기는 일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안디옥교회의 내분 상황에서 바울과 불화를 겪던 그가 선택한 마지막 사역지는 그의 고향 구브로, 사이프러스 였습니다. 그러나 한번 떠난 고향을 영원히 돌아가지 못한 채 세상에서의 고단한 나그네 삶을 마친 경우도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75세 적지 않은 나이에 고향을 떠나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여 가나안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175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100년을 가나안 여러 곳을 배회하며 나그네와 외국인으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나그네 생활을 죽음으로 마쳐야 했습니다.

 
 1. 믿음으로 시작한 나그네 인생
 히브리서 11장에는 일생 믿음으로 살면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했던 신앙의 선진들, 아벨 과 에녹 그리고 노아를 거쳐 아브라함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 갔으며”(8절). 하나님께서는 목적지를 미리 알려주시지 않은 상태에서 지시하는 곳으로 갈 것을 아브라함에게 명하셨습니다. 이에 아브라함은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다’고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몰랐고, 그가 가야할 곳의 상황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것은 아브라함의 삶이 첫 출발 때부터 오직 믿음으로 시작한 신앙여정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때부터 그의 인생은 하나님께 맡겨진 인생이 되었습니다. 인생의 주권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는 것, 이것이 믿음입니다. 모세의 경우를 보십시오. 모세의 부모는 갈대상자에 어린 모세를 담고 나일 강에 흘려보냈습니다. 이것은 자식의 앞날을 부모의 손에서 하나님의 손길에 온전히 맡겨 드리는 믿음의 결단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검증되고 확인된 길로만 가려합니다. 그래야 안전이 보장되고 결과도 예측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앙인은 갈 바를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께 순종하여 미지의 내일을 하나님 손에 맡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미래를 온전히 하나님께 의탁하는 인생들을 축복하시고 귀중한 인물로 사용하여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는 믿음으로 출발한 나그네 인생인 아브라함을 축복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미래와 가족들의 생명을 하나님께 맡기고 순종했던 아브라함에게 "내가 반드시 너에게 복 주고 복 주며 너를 번성하게 하고 번성하게 하리라"고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이루셨습니다.(히 6:14) 믿음으로 출발하여 믿음으로 살면 하나님의 손길이 그를 붙드십니다.

 2. 더 나은 본향을 바라보는 삶
 믿음으로 출발한 인생이었지만 아브라함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 다. 창세기 12장부터 시작되는 그의 가나안 생활은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그의 고향과는 달리 가나안 땅은 거친 황무지가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목축과 농사가 가능한 지역은 이미 원주민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정착과 생존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거기에 이미 정착했던 다른 부족들의 견제와 텃세 또한 매우 심각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여러 곳을 전전하며 이주를 계속하면서 점점 남방으로 옮겨갔습니다.(창 12:9) 남방은 네게브로 불리는 지역으로 인간 생존 한계선 이하의 지역입니다. 이런 곳으로 내려 간 것은 그에 대한 원주민의 견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음을 보여 줍니다. 아브라함은 떠나온 고향이 그리웠을 겁니다. 그러나 그는 떠나지 않 습니다. 이것은 이곳으로 인도하신 하나님 뜻에 순종하려는 믿음의 결단 때문이었고, 인간의 생사화복을 하나님께서 주관하신다는 그의 믿음 때 문이었습니. 그는 이 땅의 모든 삶은 나그네와 외국인으로 사는 것이요 떠나온 고향이 참 본향이 아니라 돌아갈 하늘의 본향이 참 고향임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자주 하나님께 의지하고 믿음으로 충성하는 삶을 살면서도 이 세상에서 인정받아야 하고 땅에서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것으로 보상받지 못하면 마치 내 믿음이 잘못된 것으로 생 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것으로 보상하시기도 하시고 땅의 기름진 복을 누리게도 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궁극의 구원은 천국을 주시는 것이요, 우리가 누릴 가장 큰 기쁨도 하나님 나라에서 누릴 영광입니다. 심지어 이 세상에서는 핍박과 고통으로만 가득한 삶을 살고 환난의 세월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세상에서 박해와 능욕뿐인 삶을 살았더라도 믿음을 지켜 산 것이라면 ‘기뻐하고 즐거워하라’고 하셨습니다.(마 5:11-12) 영원한 본향 하늘나라의 상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믿음으로 사는 것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험하고 협착한 길을 걷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믿음으로 좁은 문을 통과하여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셨 습니다. 아브라함은 떠나온 고향으로 결코 돌아갈 수도 없었고 방문도 해보지 못했지만 더 나은 본향에 들어갈 수 있는 최적의 삶을 믿음으 로 살아냈습니다. 나그네 길을 가면서도 아브라 함이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며 살았듯 우리도 영원한 본향 천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3.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 삶을 살다
 하나님께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는 이들의 하나님 되심을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16절) 평생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산 사람들의 대표로 본문은 아브라함을 제시합니다. 땅의 것을 사랑하여 하나님 나라를 등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여 이 땅의 힘겨운 나그네 삶을 믿음으로 감당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았던 그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 셔서 하늘의 한 성을 예비하셨다고 했습니다.
 바울은 빌립보교회 성도들이 그의 자랑이 되어주기를 소원했고, 그 자신은 평생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이 되기를 소원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생의 마지막에 ‘이제 남은 것은 의의 면류관을 받는 것뿐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세상사는 동안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고난을 당하고 달 랠 수 없는 슬픔을 만날 때에도 우리는 이를 믿음으로 이겨내는 삶을 통해 성도의 삶이 얼마나 고결하며 그런 삶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자랑스러 워하실지를 증거해야 합니다. 이 땅의 삶은 너무나 소중한 일입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삶은 더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
 우리는 모두 고향가는 사람들입니다. 이 땅과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한 영원한 나라를 바라보며 우리의 나그네 인생길을 주님과 동행하면서 삶의 모든 순간순간을 하나님께서 자랑스럽게 여기시는 순간이 되도록 살아가시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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