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아 대한민국 사교육의 일번지인 대치동 엄마들이 믿음 가운데 새로이 결단한다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취지 아래 진행된 "고등부 엄마들과 함께 떠나는 7주간의 신약성경 여행: 복음서의 엄마들과 여성들”성경공부 모임(세. 바. 맘 - 세상을 바꾸는 엄마들)에서 강의된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게재한다.(편집자 주)
백성들을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높은 천정에 공명되어 마치 하늘의 소리처럼 들리는 이른 새벽 예루살렘 성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성전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무리가 있습니다. 살기가 가득한 증오의 눈으로 성전 안의 사람들을 탐색하던 그들은 곧 대상을 발견합니다. 쩌벅 쩌벅...거만한 발걸음을 옮겨 다가오는 사람들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입니다. 율법을 매일 읽고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서기관들. 더러운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구별하여 율법의 거룩한 가르침에 철저히 순종하며 살아가는 바리새인들. 이른 새벽 성전에 들어온 이 종교적인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율법책도, 정성껏 준비한 예물도 아닙니다. 그들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한 가냘픈 생명을 처절하게 찢어 놓을 수 있는 피에 굶주린 이리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짱돌입니다. 그들의 다른 손에는 벌거벗은 여인의 헝클어진 머리채가 쥐어져 있습니다. 공포와 수치심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불쌍한 젊은 여인의 위태로운 운명이 그들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그들은 그 여인을 성전 한복판에 세웁니다. 극한 두려움에 몸을 제대로 펴지도 못하는 그 여인을 예수님 앞에 세웁니다. 보이지 않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긴 여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한 바리새인이 소리 지릅니다. “예수 선생! 이 여인은 우리가 간음하는 현장에서 붙잡아 끌고 온 여인이요. 우리 조상 모세의 율법에는 이런 여인은 돌로 쳐 죽이라고 가르치고 있는데, 당신은 무엇이라고 하겠소?”
가냘픈 여인의 머리채를 잡고 이른 새벽에 성전으로 들어온 사람들, 증오의 표적은 사실 그 여인이 아닙니다. 그 여인이 그들의 율법적 심판의 목표였다면, 간음의 현장에서 쳐 죽이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노린 표적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침없이 가르치며, 자신들이 누려왔던 특권을 위협하는 나사렛에서 온 젊은 선생입니다. 그들이 애써 끌고 온 이 벌거벗은 여인은 예수님 앞에 놓는 “덫”입니다. “당신은 무엇이라 하겠소? 어서 당신의 생각을 밝히시오!!!” 그 젊은 선생이 만약 그 여인을 놓아주라고 하면, 율법을 어기는 죄인이라고 공격할 것입니다. 만약 그 여인을 율법대로 죽이라고 한다면,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친 그의 가르침이 거짓이었다고 정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돌로 두 마리의 새를 잡듯이, 간음한 여인도, 눈에 거슬리는 젊은 선생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천천히 앉으셔서 땅에 무엇인가를 쓰십니다. 그리고 일어나십니다.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당신들 중에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로 치시오.” 이 말씀을 하시고는 다시 앉아 땅에 쓰시던 것을 계속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쓰고 계셨을까요? 헬라어 필사본 가운데, 소문자 사본 700번을 비롯한 여러 사본은 “그들 각자의 죄들을 쓰셨다”는 표현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돌을 들고 온 사람들 각자의 죄들을 땅에 쓰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죄의 목록을 쓰시는 것을 본 사람들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지고, 들고 있던 돌을 떨어뜨립니다. 황급히 성전을 빠져 나갑니다. 여인에게 몸을 가릴 수 있는 옷을 건네주시면서,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여자여! 너를 죽이겠다고 돌을 손에 들고 온 사람들은 어디 갔느냐? 너를 정죄하고, 나를 치려고 하던 그들은 어디 있느냐?” “네! 주님. 모두 도망치듯 사라졌습니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돌아가거라.” “죄에서 놓여 자유하거라. 사람들의 정죄로부터 자유하거라. 하나님의 존귀한 창조물로서의 본래적인 모습을 회복하거라. 다시 죄의 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으로 당당하게 살아 가거라.”
오늘 주님의 성전에 나오면서 마음속에 들고 온 돌이 있다면 내려놓아야 합니다. 정죄와 증오의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인생의 고민들도, 품속에 감춘 수치심과 두려움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참된 하늘의 자유가 우리의 품에 내려오게 됩니다.
천세종 목사(고등부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