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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의 선택, 그리고 기적
가정의 달 특집 - 세상을 바꾼 여인들
가정의 달을 맞아 대한민국 사교육의 일 번지인 대치동 엄마들이 믿음 가운데 새로이 결단한다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취지 아래 진행된 "고등부 엄마들과 함께 떠나는 7주간의 신약성경 여행: 복음서의 엄마들과 여성들”성경공부 모임(세. 바. 맘 - 세상을 바꾸는 엄마들)에서 강의된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5월 한 달 4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마태복음 15장에서 우리는 한 엄마를 만납니다. 신중하게 반응을 선택함으로 귀신들린 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속에서도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하는 지혜로운 엄마입니다. 마태복음의 저자는 그 여인을 '가나안 여자'로만 소개할 뿐, 다른 배경을 소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병행 본문인 마가복음 7장 30절에 나타나는 '침상'이라고 번역된 헬라어 클리네라는 단어를 통해 이 여인이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가졌던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여인이 선택하는 반응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시돈과 두로 지방을 방문하신 젊은 선생이신 예수님. 본문의 엄마는 용기를 내어 그의 앞에 조심스럽게 나섭니다. 그리고 머리를 깊이 숙이며 도움을 청합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저의 딸이 귀신에게 붙잡혀 심하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런 간절한 요청을 받으신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것은 “무반응”입니다. 철저히 외면하십니다. 반응을 보인 쪽은 오히려 제자들입니다. “주님! 저 여인이 시끄럽게 하는데, 보내 버리시지요.” 제자들의 말은 여인의 마음을 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은 한 술 더 뜹니다.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예수님께서는 그녀가 이방인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과 같은 대접을 받을 수는 없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말은 비수처럼 여인의 가슴에 꽂히고, 시퍼런 멍 자국을 남깁니다.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며, 도도함을 잃지 않고 살아왔던 여인은 너무 당혹스러워집니다. ‘이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이 일을 계속 해야 할까?’ 순간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귀신으로 고통 받고 있는 딸의 얼굴이 떠오르고, 알량한 자존심을 내려놓기로 결정합니다. 그녀는 젊은 선생님 앞으로 나아가 땅에 얼굴을 대고 넙죽 엎드립니다. “주님! 저를 꼭 도와주십시요.”

예수님께서 인자하신 얼굴로 그 여인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실 것을 독자들은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이 대답은 이미 상처받은 여인의 가슴을 갈갈이 찢어놓는 면도날처럼 날카롭습니다. 벌렁거리는 심장을 오른손으로 눌러 진정시키며, 여인은 자신의 반응을 차분히 선택합니다. “옳습니다. 주님! 하지만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습니다.” 잠시 멈칫하시던 주님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납니다.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참된 믿음은 우리가 삶의 매 순간에 선택하는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집에 있는 자녀들의 현재 모습은 자녀들의 행동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가 선택한 반응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녀들의 미래 또한 우리들이 선택할 반응에 의해 많은 부분 결정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수많은 사건들을 경험하고, 수많은 말들을 듣습니다. 그런 자극들에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이 우리의 삶과 우리 자녀들의 삶을 결정할 것입니다. 귀신들린 딸을 가진 가나안 엄마가 선택한 반응은 이것입니다. “옳습니다. 주님! 하지만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습니다.” 우리는 어떤 반응을 선택하며 살고 있습니까?

천세종 목사(고등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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